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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 Exhibition
김 효 정 KIM, HYO JEONG




-Artist Note
나의 작업의 시작점에 코끼리가 있다.
그는 어릴 적 추억을 소환하는 동물인 동시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상기 시키는 동물이다.
긴 코로 아버지 얼굴에 물을 뿜던 아기코끼리와 다락방에서 읽던 세계 여행기 속 사바나 코끼리는 하나의 이미지로 오버랩 되어 내가 어른이 되고 나의 아이들이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말랑한 쿠션처럼 기댈만한 무엇이 되어 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 그 아기코끼리는 야생과 어미로부터 분리되어 벽 안에 갇힌 슬픈 존재였으며 여행기에서 본 사바나 코끼리도 상아를 노린 밀렵의 위험에 노출된 안타까운 존재였다. 스스로를 온전히 점유하지 못 하는 '나'라는 실존의 상태가 그와 다르지 않음을 자각한 때부터 나는 코끼리가 되기도 하고 코끼리는 내가 되기도 하며 서로의 세상을 공유했다. 그는 내 안에 들어와 원초적 본성이 숨 쉬는 야생의 거처를 만들었다.
소용돌이치는 날것의 에너지는 길들여진 일상의 견고한 벽면을 조금씩 허물고 내면의 깊은 곳에 침잠한 본성들을 찾아간다. 낯선 본성적 자아와의 해후는 또 다른 '낯섦'들을 능동적으로 대면하고자 하는 용기를 견인한다.
김 효 정
2022.12. 26 ~ 2023. 0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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