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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인물사진.

자연의 시간을 그리는 회화 - 이정옥의 「Rings of Nature」와 생성의 회화 ​ 회화는 오래전부터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현대회화에서 자연은 더 이상 재현의 대상만이 아니다. 자연은 존재를 이해하는 하나의 철학이며, 시간을 경험하는 방식이고, 인간과 세계를 연결하는 근원적 질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양화가 이정옥의 「Rings of Nature」연작은 자연을 풍경으로 그리는 작업이 아니라, 자연이 생성되고 순환하는 원리를 회화라는 언어로 번역하는 예술적 탐구라 할 수 있다. ​이정옥의 화면에서 우리는 산이나 숲, 꽃과 나무를 직접 발견하지 못한다. 대신 원형의 구조와 유기적인 선, 중첩되는 색채, 그리고 끊임없이 증식하는 리듬을 마주한다. 화면은 구체적인 형상을 지우는 대신 자연이 품고 있는 시간과 생명의 흐름을 드러낸다. 이러한 방식은 추상회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연을 향한 깊은 관찰에서 비록된 회화적 사유이다. 작품 제목인 'Rings of Nature'는 이정옥 회화의 철학을 함축하는 핵심 개념이다. 'Ring'은 단순한 원이 아니다. 그것은 나무의 나이테이며, 호수 위에 번지는 물결이고, 별의 궤도이며, 세포가 증식하는 구조이고, 생명이 태어나고 소멸하는 순환의 질서이다. 자연은 직선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반복되고 돌아오며, 사라지는 순간조차 새로운 생성의 출발점이 된다. 작가는 이러한 순환성을 하나의 상징이 아니라 화면 전체를 조직하는 조형원리로 발전시킨다. 원형들은 일정한 규칙을 따르면서도 완벽한 기하학을 이루지 않는다. 그것들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겹쳐지며 확장된다. 이러한 유기적 불균형은 오히려 살아 있는 자연의 호흡을 닮아 있다. 자연은 결코 완벽한 대칭을 이루지 않으며, 생명은 언제나 미세한 차이를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면의 물질성이다. 여려 겹으로 중첩된 유화의 층은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시간의 층위로 읽힌다. 한 번의 붓질은 이전의 흔적을 완전히 덥지 않고, 또 다음 층에 의해 다시 부분적으로 가려진다. 화면은 완성된 결과라기보다 축적의 과정 자체를 드러낸다. 이 점에서 이정옥의 회화는 시간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생성한다. 색채 또한 서술적인 기능을 넘어 존재론적 의미를 획득한다. 녹색은 숲을 의미하기보다 생명의 성장성을 상징하고, 청색은 물의 재현이라기보다 깊이와 무한성을 환기 한다. 황토와 적갈색은 대지의 물성을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기억과 퇴적의 감각을 전달한다. 이 색들은 서로 강하게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천천히 스며들고 번져가며 화면 안에서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마치 자연이 수천 년에 걸쳐 서서히 지층을 만들듯, 색채 역시 시간의 압력을 품은 채 축적된다. 특히 그의 화면에서 빛은 외부에서 비추는 조명이 아니라 색층 내부에서 스스로 발산하는 에너지처럼 느껴진다. 이는 유화의 투명성과 불투명성을 반복적으로 중첩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회화적 깊이이며, 관람자는 화면을 바라보는 동시에 그 안으로 천천히 침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정옥의 회화는 형식적으로는 추상회화에 속하지만, 그것이 지향하는 세계는 서정적 자연주의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그의 화면에는 칸딘스키가 추구했던 정신적 추상이나 로스코의 명상적 색면과 통하는 정서가 있으며, 동시에 동양의 순환적 자연관과도 은연중에 공명한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특정한 미술사적 계보를 반복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구 추상의 조형성과 동양적 사유를 자연스럽게 융합하여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비움'이 아니라 '순환'이다. 그의 화면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것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는 상태를 보여준다. 형태는 고정되지 않고 색은 멈추지 않으며, 화면 전체는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호흡한다. 이러한 역동성은 자연을 정지된 풍경이 아니라 유기적 과정으로 이해하는 현대 생태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동시에 그의 회화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시대적 조건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속도와 효율이 삶의 기준이 된 시대에 자연의 시간은 점점 잊혀지고 있다. 우리는 계절보다 달력을 먼저 보고, 생명의 성장보다 결과를 먼저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이정옥의 화면은 느림을 회복시키는 장소가 된다. 그의 반복되는 붓질은 수행과도 같고, 색의 축적은 기다림의 기록이며, 원형의 순환은 생명의 질서를 다시 기억하게 하는 명상적 장치가 된다. 관람자는 작품 앞에서 특정한 이야기를 읽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작품 안으로 투영하게 된다. 누군가는 나무의 나이테를 떠올리고, 누군가는 은하의 회전을 보며, 또 다른 이는 세포의 증식이나 파도의 리듬을 발견한다. 이러한 해석의 개방성은 작품이 단일한 의리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옥의 회화는 설명보다 사유를 , 재현보다 경험을 선택한다. 그의 작품에 도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회화적 리듬이다. 반복되는 곡선과 유동적인 선들은 음악에서의 반복 동기처럼 화면 전체를 통일한다. 그러나 그 반복은 결코 기계적이지 않다. 같은 듯 다른 리듬은 자연이 보여주는 변주의 원리를 닮아 있다. 바람은 언제나 불지만 같은 바람은 없고, 파도는 끊임없이 밀려오지만 동일한 파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회화 역시 반복 속에서 차이를 만들며, 차이 속에서 생명성을 획득한다. 결국 이정옥의 작품은 자연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존재하는 방식을 그린다. 그의 화면은 대상의 외형보다 존재의 원리를 탐구하며, 풍경보다 자연과 함께 사유하는 하나의 철학적 장이 된다. 오늘날 현대미술은 종종 개념과 담론을 앞세우며 감각적 경험을 소외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정옥의 회화는 감각과 사유가 분리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화면을 바라보는 일은 동시에 시간을 경험하는 일이며, 색을 느끼는 일은 생명의 순환을 성찰하는 일이 된다. 그의 작품은 관람자의 시선을 멈추게 하고, 호흡을 늦추며, 자연의 리듬을 몸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이러한 점에서 「Rings of Nature」는 단순한 추상회화의 연작을 넘어 생태적 감수성과 존재론적 사유가 결합된 현대회화의 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작가는 자연을 이상화하지도, 환경 문제를 직접적으로 고발하지도 않는다. 대신 자연의 질서를 화면 속에 구현함으로써 인간 역시 그 순환의 일부임을 조용히 일깨운다. 이정옥 회화는 결국 침묵의 언어이다. 그러나 그 침묵은 공허가 아니라 생명의 진동으로 가득 차 있다. 겹겹이 쌓인 색채는 시간의 퇴적층이 되고, 반복되는 원형은 우주의 호흡이 되며, 유기적인 선들은 생명의 맥박이 된다. 그의 화면에 선 우리는 자연을 바라보는 관찰자가 아니라, 자연이라는 거대한 순환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생명으로 자신을 다시 인식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Rings of Nature」는 자연을 소재로 한 회화를 넘어선다. 그것은 회화를 통해 시간과 생명, 존재와 세계를 다시 사유하게 하는 철학적 공간이며. 현대인이 잃어버린 자연의 리듬을 조용히 회복시키는 깊은 명상의 장이다. 이정옥의 예술은 자연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자연의 시간을 회화 속에 살아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그의 작업이 지닌 가장 큰 미학적 성취이며 동시대 회화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다.

아르티펙스 갤러리 전경.
이정옥 작가

​이정옥 작품1

Rings of nature,116.9x91.0cm,oil on canvas,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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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작품3

Rings of nature,72.7x60.6cm,oil on canvas,2024.

Rings of Nature 2023-1, Oil on canvas, 75.7 x 60.6cm. 2023_

​이정옥 작품5

Rings of nature,53.0x45.5cm,oil on canvas,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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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작품2

Rings of nature,116.9x91.0cm,oil on canvas,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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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작품4

Rings of nature,72.7x60.6cm,oil on canvas,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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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작품

Rings of nature,72.7x60.6cm,oil on canva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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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온라인 전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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