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Rings of Nature, 72.7×60.6cm, Oil on canvas.2021.
Rings of Nature _ 2022
지금왜 그림을 그리는지? 고민을 하면서도 왜 그리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 내면에서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그리는 일에 집중하게 한다. 이유? 삶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늘 생각해 본다. 아직도 알 수 없다. 간혹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때는 나를 돌아보게 된다. 과거 '풍경, 내게로 오다'. 보여지는 것에 대한 작업을 해오던 중, 어느 순간 주변의 사물이나 자연에 대한 보여지지 않는 인간관계에 대한 커다란 생각이 캔버스에 유화로 표현하고 싶었다. 지금도 마음은 더욱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차분해진다. 내가 살아가는 장소 그리고 사람도 자연에 속한다는 어려운 생각이 선과 색 그리고 면으로 연결지어 표현된다. 미래의 나를 생각하게 된다. 잠시 현실로 돌아온 나는 우선 부모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함경북도 흥남이 고향이신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북에 가족을 두고 오신 아버지는 늘 고향을 그리워 하셨다. 그 곳에 계신 부모님을 그리워하시며 몰래 우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나는 여러 번 보았다. 그런데 딸인 나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젊은 시절 부산에서의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두 아들의 엄마로서의 긴 시간이 지금의 나를 볼 수 있다. 세월은 참 짧다는 생각이 요즘 새삼 더 느껴진다. 시어머님과 함께 살아온 시간도 돌이켜보니 좀 더 잘해드리지 못한 후회의 연속... 마음이 아프다. 또한 이때 나는 아버지의 마음을 그리움으로 만들었다. 예전에 모 방송에서 이산가족 찾기에서도 나는 아버지의 눈물을 보았다. 지금은 이 곳에 안 계시지만 고향에 가셔서 부모님을 만나셨을 거라 생각한다. 이 후 가족 관계 외 모든 관계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서로 서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관계망에 관한 것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나의 직접적인 경험과 책을 통한 간접 경험으로 인한 생각들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작품 제목도 고민하게 되었다. 왜 ? 제목이《자연의 고리》인가?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삶에 있어서 모든 것이 서로 좋은 관계로 연결이 되어 긍정적인 생각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시작한 제목이다.
본인 작품은 바둑판 모양을 기본으로 한다. 보여 지는 형식은 수평선(시간)과 수직선(공간)으로 색채로 변화를 주었고, 한글의 ‘ㄱ’과 ‘ㄴ’을 공간에 배치하였다. 이는 시간 속의 ‘나, 공간 속의 ’나‘를 비롯하여 힘들어진 삶에 있어서도 진실과 성실함을 기본으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회로 만들어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자 한다. <자연의 고리>시리즈는 긍정하는 상생의 관계와 부정하는 상극의 관계가, 대립하기 보다는 서로 소통하고 통합하는 조화로운 삶- 화합- 행복의 고리로 이어가고자 본인은 희망 한다. 이는 삶의 안녕(安寧)을 기원하는 그리드로 이루는 진행형 작업으로 이어진다.
2022 이정옥